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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셀 시트를 열어두고 분기 수익률을 정리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지금 관리하고 있는 이 포트폴리오에서 5년 뒤 어떤 항목이 살아남을까. AI가 이미지를 그려주고 글을 써주는 수준을 넘어, 직접 쇼핑하고 투자하고 계약까지 처리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접하면서, 그 질문이 더 이상 막연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에이전틱 AI가 뭔지 몰랐을 때, 저도 그냥 넘겼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에이전틱 AI'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그냥 AI의 또 다른 버전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챗GPT가 글을 써주고, 이미지 생성 AI가 그림을 그려주는 것의 연장선이라고 여긴 거죠.
직접 찾아보고 나서야 달리 느껴졌습니다. 에이전틱 AI(Agentic AI)란 단순히 결과물을 생성하는 것을 넘어, 목표를 설정받은 뒤 스스로 판단하고 외부 도구를 활용해 실행까지 완료하는 AI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유럽 항공권 알아봐줘"라고 시키면 정보를 찾아주는 수준이 아니라, 최적 일정을 비교하고 결제까지 처리하는 수준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MCP(Model Context Protocol)입니다. MCP란 AI 모델과 외부 애플리케이션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인터페이스를 의미합니다. 이 연결 고리가 생기면서 에이전틱 AI가 기존에 사람만 쓰던 앱들을 직접 조작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제가 이 개념을 처음 제대로 이해했을 때, 엑셀에 기록해두던 항목들을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국채, 예금, 부동산 중심으로 짜인 포트폴리오가 갑자기 낡아 보이기 시작했던 것도 그 무렵이었습니다.
직업이 사라진다는 게 드디어 눈앞의 이야기가 됐습니다
앤트로픽(Anthropic)이 공개한 보고서를 보면, 에이전틱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일로 배관공이나 건설업 같은 육체 노동이 꼽혔습니다. 반면 대체 가능성이 높은 직군으로는 금융, IT, 법률, 비즈니스 업무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흔히 '좋은 직업'으로 불리던 고학력 화이트칼라 업무가 오히려 먼저 위협받는 구조입니다(출처: Anthropic).
제가 이 내용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내가 하는 일은?"이었습니다. 데이터를 정리하고, 분석하고, 보고서를 만드는 작업. 그게 얼마나 에이전트로 대체될 수 있는지를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해봤는데 솔직히 불편했습니다.
판교에서 억대 연봉을 받던 개발자들이 바이브 코딩(Vibe Coding) 확산으로 이미 해고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더 이상 남 얘기처럼 들리지 않았습니다. 바이브 코딩이란 프로그래밍 언어 대신 자연어로 코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전문 개발자가 아니어도 앱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기술입니다.
일자리 구조 변화와 개인 자산 관리는 사실 한 몸입니다. 소득이 흔들리면 대출 이자를 못 내게 되고, 그게 쌓이면 금융 시스템 전체가 흔들립니다. 거시 경제 지표 중 하나인 실업률(Unemployment Rate)이 아직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해서 안심하기엔, 그 지표가 잡아내지 못하는 변화가 이미 시작된 것 같았습니다.
포트폴리오를 다시 짠 이유, 데이터가 먼저 말해줬습니다
저는 매주 포트폴리오 항목별 비중과 수익률을 엑셀에 업데이트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거창한 투자 철학이 있어서가 아니라, 숫자가 쌓이면 흐름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수수료, 세금, 분기별 수익률, 자산군별 비중 변화를 세분화해서 기록하다 보면, 감이 아닌 데이터로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AI 인프라 투자 흐름이 가속화된다는 신호를 처음 포착한 것도 이 루틴 덕분이었습니다. 전쟁이 터져도 데이터센터 설비 투자(CAPEX)가 오히려 증가한다는 골드만삭스 리포트가 나왔을 때, 제 엑셀 시트에는 이미 관련 ETF와 기술주의 비중이 조금씩 늘어나 있었습니다(출처: Goldman Sachs Research).
CAPEX란 기업이 미래 수익을 위해 공장·설비·인프라에 투자하는 자본 지출을 의미합니다. AI 시대에는 데이터센터 건설, 고대역폭 메모리(HBM) 반도체 확보, 전력 인프라 확충이 대표적인 CAPEX 항목입니다. 저는 과감한 고위험 투자보다 이 흐름에 맞춘 인프라 ETF 비중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리밸런싱(Rebalancing)이라는 개념도 이 과정에서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리밸런싱이란 자산군별 목표 비중이 시장 변동으로 틀어졌을 때 다시 원래 비율로 맞추는 작업입니다. 기술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는 시기일수록, 이 리밸런싱 주기를 짧게 가져가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전통 자산(예금·국채·부동산) 비중 축소, 인프라 ETF 단계적 편입
- 수수료·세금·분기 수익률을 포함한 세분화 데이터 주간 업데이트
- CAPEX 흐름(데이터센터·HBM·전력) 모니터링을 리밸런싱 기준으로 활용
-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도록 현금 흐름 비율 별도 유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면, 적응력이 자산입니다
에이전틱 AI에서 피지컬 AI(Physical AI)로 진화가 이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솔직히 두 가지 감정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무섭고, 한편으로는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늦겠다는 긴박감이었습니다. 피지컬 AI란 에이전틱 AI가 사이버 공간을 넘어 로봇 형태로 현실 세계에서 직접 작업을 수행하는 단계를 말합니다. 택배 배달 로봇이 길거리를 다니는 수준이 아니라, 가정용 휴머노이드가 세탁기처럼 보급되는 미래를 가리킵니다.
생성형 AI 3년의 교훈은 생각보다 명확했습니다. 2023년에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잘해야 한다고 했고, 2024년엔 AI 도구 활용이 중요하다고 했고, 2025년엔 바이브 코딩이 핵심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2026년에는 에이전트를 얼마나 많이 굴리느냐가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이 기준은 앞으로도 계속 바뀔 것입니다.
메타인지(Metacognition)가 왜 중요한지 이제는 이해합니다. 메타인지란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인식하는 능력으로,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고집하지 않고 빠르게 궤도를 수정하는 힘입니다. 아마존 창업 초기, 책 판매로 시작해 클라우드 사업까지 확장한 것이 메타인지 기반 적응의 대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포트폴리오를 짤 때 '이것이 정답'이라는 확신보다는 '틀렸을 때 얼마나 빨리 바꿀 수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것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데이터를 보고 빠르게 리밸런싱하는 습관만큼은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유효하다고 믿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에이전틱 AI가 내 직업을 바꿀 시기는 언제쯤인가요?
A. 이미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금융·IT·법률 분야에서는 에이전틱 AI가 대체 가능한 업무 비중이 높고, 현재도 미국을 중심으로 고액 연봉 개발자 해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거시 경제 실업률 지표에는 아직 크게 반영되지 않았지만, 내부 변화는 이미 진행 중입니다.
Q. AI 관련 ETF에 투자할 때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하나요?
A. 저는 AI 모델 자체보다 인프라 레이어(데이터센터·HBM 반도체·전력 설비)에 주목했습니다. 모델 경쟁은 누가 이길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어떤 모델이 이기든 데이터센터와 에너지는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단, 특정 섹터 집중은 위험하므로 분산과 리밸런싱 주기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AI 시대에 자녀에게 뭘 공부시켜야 하나요?
A. 특정 전공보다 빠른 적응력과 메타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시각이 설득력 있습니다. 앤트로픽 보고서에 따르면 에이전틱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분야는 아직 육체 기반 작업이지만, 피지컬 AI가 보급되면 그마저 달라집니다. 지식의 깊이보다 방향을 빠르게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이 장기적으로 더 유리한 무기입니다.
Q. 일반 직장인도 에이전트를 활용할 수 있나요?
A. 바이브 코딩 덕분에 개발 지식이 없어도 간단한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됐습니다. 키보드를 잘 못 치는 분들도 하루 이틀 배우면 간단한 앱을 만든다는 사례가 실제로 나오고 있습니다. 6개월에서 1년 안에 에이전트 활용이 일상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으므로, 지금부터 조금씩 접해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결론
에이전틱 AI가 현실이 된 지금, 제가 내린 결론은 하나입니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능력보다, 틀렸을 때 빠르게 바로잡는 리밸런싱 습관이 훨씬 더 가치 있다는 것입니다. 직업 구조가 흔들리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소득 외에 금융 투자에서 만들어지는 현금 흐름의 비중이 중요해집니다. 저는 데이터를 먼저 보고, 비중을 조금씩 옮기고, 틀리면 다시 조정하는 이 루틴을 앞으로도 유지할 생각입니다.
어떤 AI 모델이 세상을 지배하든, 데이터센터와 에너지와 반도체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주인이 될 수 없다면, 주주가 되는 방법이 있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준비는 화려한 예측이 아니라 조용하고 꾸준한 데이터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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