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저도 처음엔 레버리지 ETF로 단숨에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SK하이닉스가 저점 대비 18배 오르는 장면을 보면서 그 흐름에 올라타지 못한 조바심이 결국 저를 잘못된 타이밍으로 끌어당겼습니다. 그 이후 시장의 변동성을 직접 몸으로 겪으면서 깨달은 것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주식이 왜 이렇게 극단적으로 움직이는지, 그리고 개인 투자자가 그 파도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적 이유
코스피가 전 세계 강세장 속에서 38%나 밀렸을 때 저는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미국 S&P 500은 신고가를 경신하는데 왜 한국 시장만 이 모양인가 싶었죠. 답은 결국 지수 내 종목 집중도에 있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50%를 웃돌 때가 있었습니다. 여기서 시가총액 비중이란, 지수 전체 가치 중 특정 종목이 차지하는 크기를 뜻합니다. 이 비중이 높다는 건 두 종목이 흔들리면 지수 전체가 흔들린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고점 대비 40% 이상, SK하이닉스는 50% 이상 하락했습니다. 비슷한 사업을 하는 일본의 키옥시아는 60%,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40% 하락했지만, 그 나라 지수에 미치는 충격은 한국과 비교가 안 됩니다.
더 흥미로운 대목은 코스피가 두 배 오르던 시기에 상장 종목 2,500개 중 주가가 오히려 떨어진 게 1,900개였다는 사실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만들어낸 극단적인 양극화 장세였던 셈입니다. 가치 투자자들도 못 버티고 이 두 종목을 사들였고, 코스닥에서 고수익을 추구하던 자금도 레버리지 ETF를 통해 이쪽으로 흘러들었습니다. 레버리지 ETF란 기초 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두 배 혹은 그 이상으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입니다. 올라갈 때는 두 배 빠르지만, 떨어질 때도 두 배 빠르다는 점이 함정입니다.
AI 전환이라는 인류가 처음 걷는 길 위에서, 엔비디아조차 작년 초에 43% 급락한 적이 있습니다(출처: Yahoo Finance). 후퍼에서 블랙웰로 칩 세대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주가로 표출된 것입니다. 안가본 길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 저는 그때서야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이 최대 60%에 달한 적 있음
- 키옥시아 -60%,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40%, SK하이닉스 -50% 이상 하락
- 코스피 2배 상승 시기에도 상장 종목 중 1,900개는 주가 하락
- 레버리지 ETF 유입이 양극화 장세를 더욱 심화시킴
엑셀로 직접 검증한 포지션 관리의 힘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저는 투자를 꽤 오래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시장이 크게 흔들리자 제 심리가 먼저 무너졌습니다. 상승장이 한창이던 시기에 감당하기 어려운 비중으로 대형 반도체주에 들어갔고, 하락이 시작되자 매일 밤 화면을 들여다보며 잠을 못 이뤘습니다. 결국 저점 근처에서 손절하는 최악의 의사결정을 내리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부터 저는 투자 계좌 관리 방식을 완전히 바꿨습니다. 각 종목의 매수 타점, 보유 비중, 월간 가계 현금 흐름과의 연계성을 엑셀 시트에 데이터로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핵심은 딱 하나였습니다. 잃어도 제 삶의 궤적이 흔들리지 않는 순수 자본만 포트폴리오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란,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 배분 비율이 목표치에서 벗어났을 때 이를 다시 조정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저는 월간 리밸런싱 상한선을 미리 수치로 정해두고, 그 선을 넘으면 어떤 유혹이 와도 비중을 늘리지 않는 규칙을 엑셀에 기록해 두었습니다. 이렇게 '내가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데이터로 명확히 해두니 놀라운 변화가 생겼습니다. 시장이 급락해도 조급하게 매도 버튼을 누르지 않게 됐습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1975년 상장 이후 고점까지 7,000배 이상 올랐고, 10년 전 대비로도 12배 상승했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 KIND). 하지만 그 수익을 다 가져간 투자자는 사실상 없습니다. 오르는 구간에서 팔고, 떨어지는 구간에서 못 버텨 손절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접 겪어봤으니 더 잘 압니다. 변동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착각이 가장 위험합니다. 내가 견딜 수 있는 자금으로, 견딜 수 있는 비중만큼만 투자하는 것, 이것이 전략 이전의 전제 조건입니다.
지수 투자가 개인에게 유리한 진짜 이유
제 경험상 개별 종목 투자에서 반복되는 패턴이 있었습니다. 20~30% 오르면 "은행 이자보다 낫다"며 팔고, 반대로 주가가 내리면 손실 회피 심리 때문에 끝까지 들고 있다가 더 큰 손실을 입는 것입니다. 이 패턴의 근본 원인은 적정 가치에 대한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전문적으로 밸류에이션(Valuation)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밸류에이션이란 기업의 내재 가치를 수치로 추정하는 방법론으로, PER(주가수익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등이 대표적인 도구입니다.
삼성전자는 내년 실적 기준 PER이 3배대, 올해 기준으로도 4배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PER이란 현재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숫자가 낮을수록 이익 대비 주가가 싸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2021년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한 2023년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치는 69조 원이었고, 실제로는 6조 원에 그쳤습니다. 10분의 1 토막이 난 것입니다. 이처럼 반도체 업종은 이익의 변동성 자체가 극단적으로 커서, 밸류에이션 수치만 믿고 투자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개별 종목 분석에 자신이 없는 투자자에게 현실적인 대안은 무엇일까요. 저는 주가 지수 ETF 투자로 방향을 상당 부분 전환했습니다. 패시브 투자란 시장 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인덱스 펀드나 ETF에 투자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지수는 나쁜 종목을 솎아내고 우량주를 지속적으로 편입하는 '승자의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다우지수는 최근 부진한 인텔을 빼고 엔비디아를 편입했고, 버라이존을 빼고 알파벳을 넣었습니다. 코스피도 상장 폐지를 통해 나쁜 기업을 걸러냅니다. 2000년 이후 코스피가 2년 연속 하락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으며, 미국 S&P 500 지수가 2년 연속 하락한 경우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두 번에 불과합니다.
물론 개별 종목 투자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계 원리와 밸류에이션 방법론을 갖추고, 해당 기업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는 분이라면 개별 종목에서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준비가 부족하다면, 부족함을 인정하고 지수에 투자하는 겸손함이 오히려 자산을 지키는 더 강한 무기라는 것이 제 솔직한 결론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삼성전자 주가가 이렇게 많이 떨어진 이유가 뭔가요?
A.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에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 우려와 함께 두 종목이 동시에 급락하면서 지수 전체가 끌려 내려간 것입니다. 여기에 AI 전환이라는 전례 없는 환경이 더해져 기대와 의심이 반복되며 변동성을 극대화했습니다.
Q. 레버리지 ETF는 왜 위험한 건가요?
A. 레버리지 ETF는 기초 지수 일별 수익률의 두 배 이상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입니다. 상승할 때는 빠르게 수익이 쌓이지만, 하락 구간에서는 손실도 두 배 이상으로 쌓이고 변동성이 클수록 장기 보유 시 수익률이 왜곡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습니다. 심리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자금으로 투자했다면 최악의 타이밍에 손절하게 됩니다.
Q. 지수 ETF 투자가 개별 주식보다 안전한 이유가 뭔가요?
A. 주가 지수는 부진한 기업을 지속적으로 제외하고 우량 기업을 편입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개별 종목은 상장 폐지 시 자산 가치가 0이 될 위험이 있지만, 지수 자체는 승자의 기록으로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코스피의 경우 2000년 이후 2년 연속 하락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점도 참고할 만합니다.
Q. 삼성전자 지금 사도 될까요? PER이 낮다던데요?
A. PER(주가수익비율)이 3~4배대로 낮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반도체 업종은 이익 추정치 자체가 10분의 1 토막 날 수 있을 만큼 변동성이 극단적입니다. 2021년 당시 2023년 영업이익 추정치가 69조 원이었지만 실제로는 6조 원에 그친 사례가 있습니다. 싸 보이는 지표보다 내가 그 변동성을 실제로 견딜 수 있는 자금과 기질을 갖췄는지를 먼저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주식 초보인데 어떻게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A. 잃어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자금으로 시작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개별 종목보다는 코스피나 S&P 500 같은 주가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로 시장 구조에 먼저 익숙해지는 것을 권합니다. 개별 종목은 회계 원리와 밸류에이션 방법론을 갖춘 뒤 잘 아는 기업부터 소액으로 시작하는 순서가 현실적입니다.
결론
주식 투자에서 진짜 실력은 오를 때 얼마나 빨리 사느냐가 아니라, 떨어질 때 얼마나 버티느냐에서 드러납니다. 저는 레버리지로 감당 못 할 비중을 들고 들어갔다가 저점 손절이라는 최악의 경험을 한 뒤에야 이 사실을 뼛속 깊이 이해했습니다. 변동성 자체는 중립입니다. 오르는 변동성은 수익이고 내리는 변동성은 손실이지만, 둘 다 내가 버틸 수 있는 포지션에서만 기회가 됩니다.
메모리 반도체 업종은 여전히 안가본 길을 걷고 있습니다. AI 수요, HBM 공급, 중국 업체의 물량 공세 같은 변수들이 얽혀 있고, 이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해소될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창립 이후 벌어들인 누적 이익보다 앞으로 2년간의 이익 추정치가 더 크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서사를 믿느냐 마느냐보다, 그 변동성의 파도 속에서도 팔지 않고 기다릴 수 있는 구조를 먼저 만드는 것입니다. 견딜 수 있는 자금, 견딜 수 있는 비중, 그리고 잘 아는 기업에만 투자하는 원칙. 이 세 가지가 흔들리지 않는다면, 지금의 불확실한 시장도 충분히 통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참조 출처(Reference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