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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경제 뉴스를 봐도 정작 시장이 흔들리면 패닉 셀(panic sell)부터 하게 되는 이유가 뭘까요. 저는 그 답이 '정보의 양'이 아니라 '기록의 유무'에 있다는 걸 직접 겪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10년 가까이 재테크를 했으면서도 급락장이 오면 여전히 손이 떨렸던 이유, 그리고 100일간의 경제 노트가 그 공포를 어떻게 바꿔놨는지 솔직하게 적어두려 합니다.


투자 근거 없이 매수했을 때 벌어지는 일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10년 넘게 주식 계좌를 굴리면서도, 정작 '내가 이 종목을 왜 샀는지'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커뮤니티에서 "지금 사야 한다"는 글 하나, 유튜브 썸네일 하나에 손가락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그렇게 쌓인 종목들이 10개를 넘어가면서 포트폴리오는 있는데 포트폴리오 전략은 없는 상태가 됐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 상태에서 급락장이 오면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근거가 없으니 버텨야 할 이유도 없고, 팔아야 할 기준도 없습니다. 2월 초 코스피가 2,500선 밑으로 밀렸을 때, 기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반응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기록이 있으면 "기업 가치가 훼손된 건지 아닌지"를 복기할 수 있지만, 기록이 없으면 그냥 공포만 남습니다.

그때부터 수첩과 엑셀 시트에 매수 이유와 기업 실적, 모르는 경제 용어 정의를 하나씩 적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투자 근거란 단순히 "오를 것 같다"가 아니라, 해당 기업의 이익 성장률, 섹터 사이클, 보유 현금 흐름 등 숫자로 뒷받침되는 판단 기준을 말합니다. 이 기준이 생기고 나서야 SK하이닉스를 추가 매수할 때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High Bandwidth Memory)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는 실적 데이터가 이미 노트에 적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 매수 이유를 적는 것만으로 충동 매매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 급락 시 "기업 가치 훼손 여부"를 기록으로 재확인하면 공포가 데이터로 바뀝니다
  • 노트가 쌓일수록 나만의 섹터 분석 기준이 자연스럽게 형성됩니다
요약: 투자 근거 없는 매수는 급락장에서 판단 기준 자체를 빼앗아 가며, 기록은 공포를 데이터로 전환하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포트폴리오 관리는 수익률이 아니라 실질 수익률로

경제 노트를 100일 쓰고 나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포트폴리오를 보는 시각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증권 앱에 표시되는 수익률 숫자만 봤는데, 직접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보유 종목과 수량, 자산 변화를 정리해보니 생각했던 수익률과 실제 수익률이 꽤 다르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여기서 실질 수익률이란 세금과 거래 수수료까지 차감한 뒤 실제로 손에 남는 수익을 의미합니다. 국내 주식의 경우 양도소득세 대상 여부와 배당소득세, 증권거래세까지 고려해야 하는데, 이걸 합산하면 앱에 보이는 수치보다 수익이 상당히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처: 국세청에 따르면 국내 주식 양도소득세는 대주주 요건 해당 시 22%(지방소득세 포함)가 적용되며, 해외 주식은 연간 250만 원 초과분부터 22%가 과세됩니다.

이걸 노트 관리 시스템에 결합하지 않으면 숫자에 속기 쉽습니다. 저는 경제 노트(필기)와 구글 스프레드시트(실질 수익률 추적)를 분리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노트에는 거시경제 흐름과 뉴스 해석, 채권·금리 개념 정리를 적고, 스프레드시트에는 실제 매매 내역과 세후 순수익을 기록합니다. 여기서 채권(Bond)이란 기업이나 정부가 자금을 빌리면서 발행하는 차용증으로, 만기 시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유가증권입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기존에 발행된 채권의 고정 이자가 상대적으로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채권 가격이 올라가는 역(逆)의 관계가 성립합니다. 이 개념을 노트에 직접 정리하고 나서야 미국 국채 수익률 뉴스를 읽을 때 흐름이 비로소 연결됐습니다.

또한 한국거래소(KRX)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의 평균 보유 기간이 짧을수록 거래 비용이 수익률을 잠식하는 비율이 높아집니다(출처: 한국거래소). 단기 매매를 줄이고 포트폴리오를 집중시킨 뒤 실질 수익률이 실제로 개선됐습니다.

요약: 포트폴리오 관리의 핵심은 앱 수익률이 아닌 세금·수수료를 포함한 실질 수익률이며, 필기 노트와 스프레드시트를 병행할 때 비로소 온전한 그림이 보입니다.

 

정보 필터링 기준 없이 매체만 늘리면 오히려 독

팟캐스트, 뉴스레터, 유튜브, 블로그까지 경제 공부 채널을 추천받으면 처음엔 의욕이 넘쳐 전부 구독하게 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어피티, 뉴닉, 데일리바이트, 줍줍을 한꺼번에 켜놓고 소소원숭이 유튜브 라이브까지 틀어두니 하루가 끝날 때 뭘 읽었는지 기억이 없었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 상태에서 노트에 남는 게 없었습니다. 정보의 양이 많아질수록 오히려 기록의 밀도가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하루에 뉴스레터 두 개, 평일 오후에는 미국 주식 시황 라이브를 라디오처럼 틀어두는 방식으로 소비를 의도적으로 제한했습니다. 이렇게 채널 수를 줄이고 나서 오히려 노트에 적히는 내용이 더 선명해졌습니다.

정보 필터링이란 수많은 매체 중에서 자신의 투자 성향과 공부 단계에 맞는 정보만 선별해 소비하는 과정입니다. 초보 단계에서는 거시경제 흐름을 다루는 팟캐스트 한두 개와 뉴스레터 한 개로 시작해서, 헤드라인 수준의 이해가 쌓인 뒤 유튜브 채널을 추가하는 순서가 훨씬 효과적이라는 걸 체감했습니다. 슈카월드처럼 재미있게 경제를 풀어주는 채널은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유용하지만, 실제 투자 판단을 위해서는 삼프로TV처럼 전문가 인터뷰와 시사 분석이 담긴 콘텐츠로 넘어가는 단계가 필요합니다.

또한 자극적인 제목의 뉴스에 즉각 반응하기보다 "이 정보가 내 포트폴리오의 어느 종목과 연결되는가"를 먼저 질문하는 습관이 필터링의 핵심입니다. 전쟁 중인데 금값이 하락한다는 뉴스를 보고 무조건 불안해하기 전에, 달러 강세와 실질금리(Real Interest Rate, 명목금리에서 인플레이션을 뺀 실제 수익률)의 흐름을 함께 살펴보는 시각이 있어야 합니다. 이걸 노트에 정리하면서 시장을 데이터 관점으로 읽는 연습이 됐습니다.

요약: 정보 매체를 늘리기 전에 정보 필터링 기준을 먼저 세워야 하며, 소비를 의도적으로 제한할수록 기록의 밀도와 투자 판단의 질이 높아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경제 노트 필기, 어떤 노트와 펜을 쓰면 좋나요?

A. 저는 날짜가 인쇄된 일기장 형식의 노트를 사용해 하루 한 페이지 기준으로 씁니다. 날짜가 있으면 나중에 특정 뉴스 이벤트와 기록을 시계열로 연결하기 쉽습니다. 펜은 검정색으로 본문을 쓰고, 파란색으로 보충 내용을, 컬러 펜으로 내 투자 판단 부분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구분하면 복기할 때 눈에 잘 들어옵니다.

 

Q. 경제 공부 초보인데 어떤 매체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A. 제 경험상 처음에는 한 개의 팟캐스트와 한 개의 뉴스레터로만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이동하면서 듣고 출퇴근 중에 헤드라인을 훑는 것만으로도 3개월 정도 지나면 기사에서 낯선 단어가 확연히 줄어드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그 단계가 되면 유튜브 채널을 하나씩 추가해도 늦지 않습니다.

 

Q. 경제 노트를 며칠 못 쓰면 그냥 포기하게 되는데 어떻게 하나요?

A. 빈 페이지가 생겨도 죄책감 가질 필요 없습니다. 그 페이지에 나중에 읽었던 책 구절이나 뉴스 요약을 채워 넣으면 됩니다. 노트는 숙제가 아니라 내가 아는 것을 업데이트하는 도구라고 생각하면 중간에 끊겨도 다시 시작하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Q. 투자 기록은 노트에 하나요, 스프레드시트에 하나요?

A. 저는 둘을 분리해서 씁니다. 경제 노트에는 시황 해석과 개념 정리, 매수 판단 근거를 적고, 구글 스프레드시트에는 실제 매매 일자, 수량, 세후 실질 수익률을 기록합니다. 이 두 가지가 합쳐졌을 때 비로소 "내가 맞게 투자하고 있는가"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

100일간 경제 노트를 쓰면서 가장 확실하게 달라진 건 불안감이 줄었다는 점입니다. 시장이 흔들릴 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와 노트 한 권 분량의 근거가 있는 상태는 심리적으로 완전히 다릅니다. 경제 공부는 결과를 빠르게 내는 시험공부가 아니라, 오랫동안 쓸 근육을 만드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오늘 스쿼트 100개를 한다고 내일 몸이 바뀌지 않는 것처럼, 하루 10분이라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정리하면, 매체를 많이 구독하는 것보다 정보 필터링 기준을 먼저 세우고, 필기 노트와 실질 수익률 시트를 병행하는 구조가 초보 투자자에게 가장 현실적인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아직 배우는 중이지만, 기록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이미 충분히 느꼈습니다.

 

📌 참조 출처(Reference URL)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5lPNVFfL2bc